<블랙스완>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차익종 옮김(위 그림은 아마존에서 퍼온 미국판 블랙스완 두번째 판의 표지)



    검은 백조라는 이름은 모순적이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진실을 담고 있기에 꽤나 아름다운 제목이다. 이 책의 저자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철학자, 역사가, 수학자이며, 현직 월스트리트 투자전문가라고 한다. 경영학과 금융공학 학위를 소유하고 있다고 하니, 본질적으로는 제일 마지막 경력이 돋보이고, 철학자, 역사가, 수학자는 ‘자칭’이 아닐까?


    www.businessinsider.com 에서. 블랙스완은 생각보다 많군.


    저자는 몇 개의 저서로 일약 ‘블랙스완’이 되었는데, <능력과 운의 절묘한 조화> = <행운에 속지마라> (역자가 다른 같은 책, 원제 fooled by randomness), <안티프래질>, 그리고 블랙스완 시리즈 등 쓰는 책 마다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 책 <블랙스완>은 출간 당시에 신랄한 비판을 받았는데 특히 통계학회 쪽의 비판이 강했던 모양이다.(책을 읽으면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몇 년 후 자신의 책 내용 그대로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하면서 블랙스완이 금융시장에 출현했고, 지금 저자는 구루(guru) 중의 구루로 손 꼽히고 있다. (저자는 자신을 구루로 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어휴 내 책 읽어보기라도 했냐’일까?)


    우선 블랙스완의 뜻을 살펴보자.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제시하는 블랙스완의 세 가지 속성의 첫 번째는 블랙스완이 극단값이어서 예상과 통계를 벗어나는 영역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블랙스완은 극도의 충격을 일으킨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일단 블랙스완이 나타나면 인간들은 어떻게 해서든 이것을 설명 가능한 영역으로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이투데이에서. 이쯤 되면 더이상 블랙스완이 아니다. 블랙스완은 이제 대명사가 되었다.


    저자는 두꺼운 지면을 통해 블랙스완의 속성과 인간의 속성을 예시와 비유를 통해 찬찬히 설명한다. 그러면서 통계학자와 정규분포, 전문가 집단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판한다. 책의 뒷부분에 꽤나 충실한 참고문헌이 달려있는 것으로 보아 오랜 시간을 들여 갈고 닦은 비판일 것이다. 그 덕분에 상식에 반하는 몇 가지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그러나,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책의 첫 머리는 신선했으나 뒤로 가면서는 점차 지겨움이 밀려온다. 예를 들면, ‘확인 편향의 오류’는 중학교 수학시간에 집합과 명제를 배웠다면 다 알만한 내용이다. 실제에 적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그건 개인차가 있다고 답해야겠다. 그 뒤로도 공감은 가지만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 내용의 연속이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이야기들을 잘 엮어서 ‘신화’를 거부하는 ‘신화’를 만든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다. ‘지식의 축적이 진실을 어둡게 한다’든지, ‘패턴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는 것과 같은 통찰은 참으로 눈여겨 볼만하다.


    몇 가지 더 불평하자면, 굵게 볼드체로 강조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눈을 피로하게 하고 굵어진 부분이 옆이 더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저자가 매우 좋아하는 듯한 대니얼 카너먼은 이 책 중간중간에서 ‘대니’ 카너먼으로 나오는데, 저자와 아주 친근해서 ‘대니’로 쓴 것일까?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혼돈이 생길 우려가 있을것 같다.


    이 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은 사람들은 주식투자자가 아닐까 싶다. 아마 어디선가 날아들지 모르는 검은 백조를 기다리면서 자산의 10%를 위험한 곳에 투자하고 있으리라. 그러나 저자가 말했듯이 그 날이 1001일째 올 수도 있다는 것은 함정일까?



    블랙스완을 검색하면 이런 그림이 대다수. 영화의 힘이란..


    블랙 스완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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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김힐링